
[신문솔루션, 브레인기자] “우주산업의 핵심은 수많은 위성 데이터의 활용이며, 서울은 위성 빅데이터와 AI가 결합된 혁신 서비스의 최적 테스트베드가 될 것입니다.”
'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
“달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서울에서 탐사 로버 기반 모빌리티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
서울에서 출발한 스타트업들이 우주를 향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큐브위성을 제작·운용하는 ‘나라스페이스’는 2023년 국내 최초 상업용 지구관측 큐브위성 ‘옵저버 1A호’ 발사에 성공하며 민간 우주기업 시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기업은 2022년 서울시 창업기업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이후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마곡에 위치한 ‘무인탐사연구소’는 LG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달·화성 탐사용 탐사로버를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다. 오는 11월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에서 자사의 탐사로버가 탑재체 검증을 준비 중이다. 이 기업은 ‘서울 AI로봇쇼-극한로봇존’에 참여하며 서울 기반의 도심형 우주탐사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시가 이러한 민간의 기술혁신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 우주산업 육성계획'을 공식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시는 28일 민간기업, 학계,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우주산업 발전협의체'를 출범하고 서울형 도시기반 우주산업 전략 논의를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협의체 출범을 우주산업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공식 편입하는 첫 단계로 삼고, 오는 2030년까지 단계별 실행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그간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바이오(2017), 뷰티·핀테크(2021), 로봇·양자·창조산업(2023) 등 미래산업 비전을 지속 제시하며 민간 혁신을 뒷받침해 왔다. 이번 우주산업 육성계획은 AI·바이오·로봇·반도체 등 첨단기술과 데이터 기반 산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민간 주도의 도시형 우주 경제로 도약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미국(워싱턴·휴스턴), 중국(베이징·상하이), 일본(도쿄), 유럽(파리) 등 주요 도시들은 데이터 활용, AI 결합, 위성기반 서비스 확대 등 민간 협력을 바탕으로 도시 단위의 우주산업을 육성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우주항공청 출범(’24)을 계기로 세계 5대 우주강국 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 11월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기업의 첨단부품 탑재와 우주환경 시험이 본격화되는 등 민간 참여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및 국가적 흐름 속에서 서울은 ‘데이터 기반 도시형 우주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첨단기술 융합 역량과 민간 혁신 생태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우주산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국내 우주산업 기업 469개 중 150개(32%)가 서울에 위치하며, 이들 기업의 매출은 1조 704억 원으로 국내 전체(약 3조 2천억 원)의 33%를 차지한다. 전문인력도 2,030명으로 전체의 약 25%에 달한다.
'2025년 서울시 우주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소재 우주기업(150개) 중 71%는 위성데이터 활용, 20%는 파생산업, 9%는 위성체·발사체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이 제조·발사 중심보다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의 응용 분야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시는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산·학·연·관 협력 기반의 민간주도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우주산업 인프라 조성 ▲우주기업 성장지원 ▲우주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3대 중점 분야로 추진해 ‘뉴스페이스 시대 글로벌 우주산업 중심도시 서울’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에 시는 우주산업 현장 30여 곳 방문, 산·학·연 간담회 및 우주산업 실태조사를 통해 기업 불편사항과 성장 전략을 분석해 이번 계획에 반영했다.
[우주산업 인프라 조성 – '30년까지 ‘서울 테크 스페이스 조성…도시형 우주산업 테스트베드]
먼저, 구로구 고척동에 조성 예정인 ‘서울창업허브 구로’를 첨단제조·창업지원 기능을 기반으로 한 미래산업 집적공간'서울 테크 스페이스'로 조성한다.
'서울 테크 스페이스'는 지하 3층~지상 8층, 연면적 15,110㎡ 규모로 구로구 고척동에 조성되는 서울형 첨단제조혁신 복합시설로, 2030년 개관을 목표로 설계(’25~’26)·공사(’27~’29)를 거쳐 서울 서남권 첨단산업의 혁신거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 테크 스페이스'에는 우주산업 등 첨단산업 검증이 필요한 시설이 마련돼 기업의 연구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검증, 사업화까지 전주기 지원이 가능한 복합 혁신거점으로 운영된다.
또한, 우주 영상데이터 등을 분석하고 사업화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데이터랩’ 등의 공간도 구축해, 급증하는 우주 데이터 영상 등의 효과적 활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학 연구소와 글로벌 기업의 서울사무소 입주를 추진해, 첨단제조 기술개발과 혁신적인 산업 환경 구축을 촉진할 계획이다.
[우주기업 성장지원– AI·바이오 등 타 산업 융합 통한 신규 진입 촉진]
또한, ‘우주산업과 타 산업간 융합 컨설팅’, ‘서울형 R&D’, ‘첨단 우주제품 검증 및 AI 영상데이터 활용 사업화 모델 지원프로그램’ 등을 통해 우주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융합컨설팅’은 AI·바이오 등 비(非) 우주기업의 우주산업 진입을 촉진해, 기술상담, 융복합 R&D 매칭, 발주처 연계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첨단기술 기반의 우주산업화’와 ‘우주기술의 첨단산업화’를 동시에 촉진해 타 산업군에게 새로운 먹거리 제공을 통해, 우주산업의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 우주제품 검증’ 지원은 기업의 우주검증이력(우주헤리티지)을 통해 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AI 영상데이터 활용 사업화 모델’은 폭발적인 위성영상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위성영상 분석 및 처리 기술을 지원한다.
[우주산업 생태계 활성화 – 인재 매칭+협의체 운영 통한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 조성]
아울러, 54개의 대학과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인력이 집중된 서울의 특성을 활용해, 산업현장 수요에 맞춘 실무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주기업과 인재 매칭을 통해 전문인력 공급체계를 마련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는 산·학·연·관이 참여하는'우주산업 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자문과 기술교류를 추진하고, 정기 포럼·세미나 등을 통해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서울시 우주산업 발전협의체'에는 학계(서울대·연세대·건국대·세종대 ·서울시립대), 연구계(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한국항공우주산업협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산업계(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보령, KTSAT 및 AP위성, 나라스페이스, 텔레픽스, 무인탐사연구소) 등 20여 명이 참여한다.
한편, 이날 서울시 우주산업 발전협의체 1차 회의에서는 AI 기반 위성데이터 활용, 인재육성, 우주·AI·로봇·바이오 융합 등 서울형 우주산업 경쟁력 강화 방향이 논의됐다.
박형준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글로벌 주요 도시들이 데이터 기반의 우주산업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서울은 AI·로봇·바이오 등 첨단 기술 산업이 결합된 도시형 모델로 발전할 전략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라며, “서울시의 지원이 있다면 기존 AI·로봇 산업이 우주산업과 융합돼 빠른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서울은 국내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 혁신기업이 집적된 도시로, 우수한 인재와 첨단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데이터 기반 도시형 우주산업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앞으로 산학연과의 협의체 운영을 통해 데이터·서비스 중심의 민간 주도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과 인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우주경제 도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