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20년 만에 처음 유료화를 시도한 올해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성공적’이라는 평가 속에 막을 내렸다.
삼락생태공원에서 진행된 2019 부산록페는 이틀간 2만5천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지난해 사흘간 공연에 6만4천 명이 찾았던데 비하면 절대적인 수치상으로는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가 페스티벌 유료화 첫 해인데다, 이 시기에 전국적으로 대형 뮤직페스티벌과 내한공연이 4개 이상 집중적으로 열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부산록페에 투입된 총사업비는 약 20억 원 가량이다. 부산시는 이 가운데 5억 원을 시비로 지원하고, 나머지 15억 원을 각종 협찬과 티켓 판매를 통해 벌어들일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협찬금 조기 확보와 티켓 연계상품 개발, 홍보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 비해 6배가 넘는 협찬수입 5억5천만 원을 확보해 행사를 안정적으로 치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올해 부산록페 유료 입장권 판매비율이 부산이 아닌 수도권 지역에서 월등히 높았다는 점이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판매된 입장권이 43%에 달했고, 경남, 울산, 대구 지역이 13%를 차지했다. 이는 다른 지역 관람객들을 위해 행사장과 국내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셔틀버스와 요금 할인, 수서고속철도(SRT)와 연계한 각종 할인상품 등을 운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행사장내에 마련된 부산 관광기념품 판매대에도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부산 이외 지역에서 찾아온 관객이 대다수임을 실감케 했다.
부산 시민은 전체 관객의 35%를 차지해 다른 지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된 유료화 정책의 애초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록페 행사장 인근 호텔 등 숙박업소가 조기 매진된 것으로 확인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산록페 성공여부에 각별한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록 장르 자체에 대한 관객 수요가 줄어든 데다, 수도권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모 록페스티벌이 돌연 취소되는 등 ‘한국형 여름 록페스티벌’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어두운 가운데 유료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올해 부산록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서, 입장료 가격을 합리적으로 유지하고 라인업을 좀 더 강화한다면 유료화 정책을 지속하는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부산시는 판단하고 있다.
부산록페 티켓 가격은 2일권 8만8천 원, 1일권 6만6천 원으로 국내 다른 록페스티벌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올해 라인업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이틀간 메인무대 공연에만 9개국에서 총 28팀이 참여했고, 신인들의 프린지 무대, 디제이(DJ) 무대, 캠핑장 무대 등 5개의 무대를 모두 합치면 이틀간 87팀이 공연을 펼쳤다.
첫날 메인 공연은 지난해 부산록페 경연대회 부문 우승팀인 '클라우디안'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오후 7시부터는 '잔나비, '윤딴딴', 'NELL', '백예린', '로맨틱펀치'의 공연이 차례로 열렸고 마지막 공연인 헤드라이너 무대에는 god가 올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둘째 날에는 악동뮤지선과 김필, 슈퍼밴드 우승팀인 호피폴라 등 국내 가수들과 호주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코트니 바넷'과 일본의 '화이트캣츠'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그래미 어워드를 4차례나 수상한 영국 출신의 세계적 그룹 '케미컬 브라더스'가 무려 4톤에 달하는 장비를 동원하며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라 막바지 페스티벌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올해로 3년째 부산록페를 찾는다는 부산 금정구 신소연 씨(20)는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돈을 내고라도 음악을 즐기려고 찾아온 사람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면서 관객들의 ‘떼창’이 이어지는 등 페스티벌 내내 관객 집중도가 높았다”며 “이런 흥겨운 분위기라면 유료화가 유지돼도 매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행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부산시는 올해 끌어올린 인지도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좋은 라인업은 물론, 더 많은 협찬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시 축제 관계자는 “내년에는 행사를 더욱 안정화시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페스티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출처 :[ 부산광역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