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37)와 정지호(35)는 각각 ‘투어 12년차’와 ‘투어 17년차’의 베테랑 선수다. 하지만 아직 이들에게 첫 승이라는 타이틀은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그런 존재다.
시즌 초 두 선수에게 절호의 우승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모두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기다리던 첫 승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반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재호와 정지호가 돌아보는 2019년 상반기 그리고 남은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김재호, “아버지께 우승컵 선물할 것… ‘부자(父子)’가 모두 우승 경험하는 것이 소망”
김재호는 시즌 개막전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캐나다 교포 이태훈(29.레노마골프)과 치열한 우승 경쟁 끝에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지난 몇 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아쉬웠던 대회”라고 한 뒤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는 같은 조에서 경기한 서요섭 선수가 챔피언이 됐다. 부럽기도 했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도 들었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시즌 초반에는 샷의 방향성에 문제가 생겨 고전할 때가 많았다”라며 “다행히 지금은 해결이 됐다. 거리도 조금 늘었고 퍼트감도 많이 올라왔다”라고 밝혔다.
상반기 10개 대회를 치르면서 김재호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면 조만간 우승이라는 순간을 맞이할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왜 우승을 못할까?’라는 급한 생각이었다면 이제는 ‘우승할 때가 아직 다가오지 않았을 뿐 나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마음가짐”이라며 “올해는 꼭 그 꿈을 이루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실 김재호는 KPGA 코리안투어 내에서는 ‘장타자’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만 ‘미스터 올스타’ 김용희(64) 한국야구위원회 경기위원장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이 부분에 대해 나름 신경 쓰일 법도 하지만 김재호는 개의치 않는다.
그는 “아버지도 운동을 하셨지만 종목이 달라 부담감은 없다”라며 “골프를 시작한 이후 항상 묵묵히 지켜봐 주셨다. 아버지의 노력과 희생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아버지로서 운동 선수 선배로서 존경한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김재호의 소망은 부자(父子)가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것. 김용희 경기위원장은 1984년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의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과 1992년 같은 구단의 타격 코치로 우승 반지를 낀 적이 있지만 김재호는 아직 우승이 없기에 그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투어 생활을 하면서 항상 바랐던 것이다. 그 날이 온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다. 아버지도 나도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이라며 “남은 것은 내 몫인 만큼 열심히 준비해 남은 대회에서 꼭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각오를 남겼다.
정지호의 올 시즌 상반기 성적은 놀라웠다. 10개 대회에 출전해 ‘SK telecom OPEN 2019’ 준우승 1회 포함 TOP10 4회 진입에 성공하며 제네시스 포인트 5위(2,376P), 제네시스 상금순위 7위(224,794,961원)에 위치했다.
그는 “우승이 없는 것이 아쉽다”라고 웃으며 “중요한 순간에 퍼트가 종종 말썽을 일으켜 좋은 찬스를 잡게 되더라도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지난해 최종전 ‘골프존·DYB교육 투어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한 이후부터 흐름이 좋다. 내 실력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라고 소회했다.
현재까지 정지호는 2018년 획득한 상금(102,803,333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챙겨 한 시즌 개인 최다 상금 기록을 경신했다. 그야말로 데뷔 이래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으로 많은 준비를 해왔기에 하반기에는 꼭 첫 승을 달성하겠다고 입을 모으는 김재호와 정지호. 이들이 고대하던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반기 KPGA 코리안투어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뉴스출처 :[K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