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먹으면 더 맛있고 힘이 나는 음식이 있다.
궁합 좋은 음식처럼 함께하면 더 좋은 짝꿍들이 있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그들의 여름을 책임질 꿀 조합 여름 보양식을 만나다!
마와 요리하는 딸의 여름 보양식 .전통 장으로 차린 효도 밥상
양평 용문산 아래, 천여 개의 장독대가 가득한 집. 이 장의 주인은 김광자 씨(61)이다. 30년 전, 남편의 교통사고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녀는 친정에서 배운 전통 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둘도 없는 짝꿍이 있었으니, 바쁜 광자 씨를 대신해 남편의 병간호를 했던 막내딸 이보배 씨(35)이다. 7살 남짓의 어렸던 딸은 힘든 시절,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으며 어머니의 빈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모전여전이라 했던가. 장을 담그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전통요리를 연구하는 딸! 엄마의 재료가 영양을 챙기고 딸의 손끝에서 맛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궁합 잘 맞는 짝꿍이다. 두 모녀가 뭉치면 못해낼 요리가 없다.
그녀들이 가장 아끼는 재료는 유산균도 풍부하고 당뇨에도 좋은 ‘생청국장’이다. 살짝만 발효시켜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나지 않고 익히지 않아도 먹을 수 있다. 양념한 불고기에 넣어주면 발효된 청국장이 고기의 소화를 도와 영양상으로나 맛으로나 모녀처럼 찰떡궁합인 청국장 불고기가 완성된다. 보배 씨는 오랜 시간 고생한 어머니를 위해 돼지고기 보양식을 준비했다. 된장으로 밑간한 돼지고기를 여러 채소와 함께 항아리에 넣는다. 이 항아리는 물이 끓는 가마솥에 넣어 항아리 채 중탕으로 찐다. 자증(煮蒸)이라 불리는 이 조리법은 수분이 돼지고기에 직접 닿지 않아 육즙과 영양소 손실이 적어서 예부터 귀한 사람을 위한 최고의 조리법으로 사용되었다. 전통 장으로 영양을 챙기고 효심으로 맛을 채운 보배 씨의 보양식을 맛본다.
* 청송 살구나무집 소문난 잉꼬부부 . 66년 차 황혼 길동무의 복달임 밥상
경북 청송의 주왕산자락 마을에는 어딜 가나 두 손을 꼭 붙잡고 다니는 소문난 잉꼬부부가 있다. 결혼할 때부터 “둘이 궁합이 좋아서 늙을 때까지 잘 살겠다”라는 소리를 들었던 임영태 할아버지(85)와 황순향 할머니(82)가 그 주인공이다. 20살, 18살에 결혼해 농사를 지으며 4남매를 키우던 둘은 어느덧 6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는 백발의 노부부가 되었다.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둘도 없는 짝꿍이라는데. 황순향 할머니는 음식 하는 일도 힘에 부쳐도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만큼은 꼭 손수 챙긴다고 한다.
복날이 다가오면 할머니가 향하는 곳이 있다. 바로 주왕산 아래 달기약수터. 이 약수를 길어다가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닭으로 백숙을 만들 참이다. 할머니가 물을 길어올 동안 임영태 할아버지는 닭백숙에 들어갈 약재를 찾아 밭으로 향했다. 무릎이 좋지 않은 할머니를 위해 엄나무를 베어 왔다. 여기에 틈틈이 구해다가 말린 약재들까지 더한다. 아내는 약수를 길어오고 남편은 약재를 가져와 고아낸 닭백숙. 이 집만의 복달임 음식이 완성되었다. 마당에 커다란 살구나무는 오래전 할아버지가 심었다. 매년 여름마다 열매가 가득 달리면 할머니가 해주신다는 별미가 있다. 밭에서 딴 배추에 채 썬 살구를 넣고 버무린 살구 겉절이! 상큼하고 아삭해서 더위에 지친 입맛을 살리기에 제격이다.
나보다 상대를 생각하고,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두 노부부. 때로는 티격태격, 알콩달콩 66년을 함께한 그들의 최고 보양식은 여전히 ‘사랑’이다. 한시도 떨어진 적 없는 노부부의 여름날을 엿보러 간다.
* 소백산 10남매의 여름나기 . 계곡에서 낚아 올린 추억의 보양식 밥상
충북 단양의 소백산자락 시골 마을에는 우애 좋기로 소문난 형제들이 있다. 여름이면 휴가 대신 고향으로 내려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함께 더위를 식힌다. 새밭계곡에서 나고 자란 홍가네 10남매! 다섯째 홍서웅 씨(56)는 부모님의 대를 이어 고향 집을 지키며 매년 형제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그렇게 가족들이 모이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이 있다. 서웅 씨가 앞장서 시작된 산행! 높고 깊은 산속에 아버지가 물려주신 특별한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데, 이 보물은 바로 산에서 자라는 조개인 ‘산골조개’이다. 산속 샘이 솟는 1급수에 서식하며 예부터 뼈에 좋아 민간요법으로 쓰였던 귀한 약재! 고향에 오면 10남매가 꼭 챙겨 먹는 무공해 여름 건강식이다.
더운 여름날 산행도 했겠다 집으로 돌아온 그들은 어렸을 적 추억의 음식들로 푸짐하게 한 상을 차려 먹는다. 가족은 많고 가난한 삶에서는 자연에서 얻은 것들로 물 맑고 계곡이 깊은 이 동네에 풍족했던 것은 민물고기였다. 민물고기 중 으뜸이라는 송어! 송어회로 먹어도 좋지만,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송어탕수어’도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10남매가 으뜸으로 손꼽는 영양식이 있다. 바로 향어와 갖가지 약재를 넣어 끓인 향어 백숙! 살이 부드러운 향어에 열을 내려주는 황기까지 보태니 원기보충에 그만이다. 한 솥 푸짐하니 나눠 먹기도 좋아 어머니가 자주 해주셨던 여름 보양식이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축복이고 선물인 홍가네 10남매! 그들의 산골의 여름 보양 밥상을 만나러 간다.
뉴스출처 :[KBS 1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