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찾고 있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중인 수리·달이가 있다. 말을 거는 로봇도 아니고 손에 들 수 있는 인형도 아니다. 바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가끔은 꼭 안아주기도 하는 수리·달이 인형탈이다.
수리·달이 인형탈은 보통 경기 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경기장 무대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관객석을 돌아다니며 관람객의 춤을 유도하기도 한다.
한국팀 수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30도가 넘는 무더위임에도 불구하고 야외 수구경기장에도 출몰한다. 관람객의 반팔·반바지와 대조적인 모습이지만 아이들에겐 최고 인기다.
이렇게 무더위에 숨쉬기조차 힘든 전신 슈트와 인형탈을 쓰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수리·달이의 주인공은 김정현(33, 대전)씨와 문태환(24, 서울)씨다.
김정현씨는 현재 축제, 행사, 공연 등을 기획하는 작은 이벤트 회사의 대표다. 지난해 평창올림픽에서 큰사랑을 받았던 마스코트 수호랑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반다비 인형탈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평창올림픽때의 인연이 광주까지 닿아 같은 댄스 기획사에서 만나 친해진 문태환씨와 함께 이번 수영대회에서 수리·달이로 활약하고 있다.
수리·달이가 경기 전에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진다. 두 청년이 10여년 춤을 춰온 전문 댄서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BTS부터 트와이스와 같은 걸그룹, 외국 댄스음악까지 다양한 춤을 선보이고 있다.
김정현씨는 “BTS의 아이돌이나 마크 로슨의 업타운펑크처럼 신나는 음악은 미리 춤을 준비했다”며 “각 음악의 시그니쳐 안무와 스트릿 댄스, 막춤 등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고 노하우를 소개했다.
그렇다면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무더위를 꼽았다.
문태환씨는 “인형탈을 쓰고 전신슈트를 입으면 땀이 비오듯 흘러내려서 헤어밴드가 필수고 물 보충도 틈틈이 해줘야 한다”며 “몸무게가 일주일만에 3㎏ 정도 빠질 정도로 힘든 일이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일이 힘들어도 좋아하는 관람객들과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난다는 것이 두 청년의 설명이다.
문태환씨는 “힘들지만 관객들과 어울리는 재미도 있고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서 손을 잡거나 안아주면 힘이 안날 수가 없다”며 “오히려 요즘엔 인형탈을 벗고 대기하는 시간보다 인형탈을 쓰고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시간이 더 기다려진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광주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김정현씨는 “대회 관계자도 친절하고 특히 관람객분들의 열띤 호응과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며 “숙소와 경기장만 왔다갔다 하다 보니 광주를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대회가 끝나면 맛집 탐방도 하고 돌아다니며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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