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솔루션, 브레인기자] 이종호, 고정환 사의 파문에 "계속 중책 맡아주길"
카카오 장애사태엔 "양 잃고 우리 고쳐도 늦지 않아"
취재진 질문 듣는 이종호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9일 '누리호 개발 주역'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최근 조직 개편에 항의하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항우연을 떠나는 것이 아니고 연구원으로 계시며, 내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본부장님이 중책을 맡아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세종시에서 열린 부처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충분히 논의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고 본부장은 지난주 과기정통부에 전달한 사퇴서에서 "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조직을 사실상 해체했다. 기존 본부 아래 있던 부와 팀을 폐지해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가 됐다"면서 "이러한 체계로는 누리호 3차 발사, 산업체 기술 이전 등 산적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아직 사의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항우연 내부 갈등과 관련해 "엔지니어, 과학자로서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발생할 수 있는 과정"이라며 "사람이 일하다 보면 어떤 이유에서 항상 통일된 의견만 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지난 10월 발생한 '카카오[035720] 먹통 사태'와 관련해선 "국민들께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느꼈을 만한 일도 있었다"면서도 "양을 잃고 우리를 고쳐도 늦은 것이 아니다"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는 "좀처럼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한 번 일어나 우리 일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이 생기면 국민들은 그것이 설령 민간 기업 영역이라 해도 정부 역할을 아쉬워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의 원전인 중국 고전의 경구는 '양을 잃고 우리를 고쳐도 늦은 것이 아니다'이다. 실수를 많이 해도 (개선점을) 계승하라는 뜻이 강하다고 한다. 울타리를 앞으로 촘촘히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포토마스크를 설명하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이 장관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첨단기술 중요성을 주제로 '반도체 특강'을 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이런 모습은 우리가 반도체 패권 경쟁에 변방 국가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으로 국민들에게 전해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등급제'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부분을 찾아서 등급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편 의지를 보였다.
이어 5G 28GHz 주파수 할당 취소 또는 이용 기간 단축 처분을 받은 이동통신 3사에 대한 후속 조치와 관련해서는 "12월 중 발표가 예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이종호 장관
한편 이 장관과 동석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을 마련하며 규제를 강화 중이라는 우려에 대해 "기존 법률을 위해 필요한 것을 지침으로 제정하는 것"이라며 "지침 제정에서도 과기정통부 의견을 충분히 듣고 상호 협의로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으로 개인정보 유출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 6개 분과가 있는데 정보보호 분과를 구성했다. 기존의 전자정보 환경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 정보 환경 하에서의 정보 보호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