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솔루션, 브레인기자] 2011년 20kg 쌀 300포, 2012년 20kg 쌀 300포, 2013년 20kg 쌀 300포, 2014년 20kg 쌀 300포, 2015년 20kg 쌀 300포, 2016년 20kg 쌀 300포, 2017년 20kg 쌀 300포, 2018년 20kg 쌀 300포, 2019년 20kg 쌀 300포, 2020년 20kg 쌀 300포, 그리고 2021년 20kg 쌀 300포.
얼굴 없는 천사가 2021년 신축년에도 어김없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를 보냈다. 2011년 시작해 11년째로 올해까지 총 3,300포, 쌀 무게 66톤, 싯가 1억9천8백여 만 원에 이르는 규모이다.
이번에도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명절을 날 수 있도록 27일 새벽에 쌀을 보내니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가 전부였다고.
천사의 전화를 받은 월곡2동 주민센터는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박미순 월곡2동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천사가 쌀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면서 “천사의 전화를 받고서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천사의 안부를 확인하게 되어 안도하는 마음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천사의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을 맞이하고 쌀을 내리는 일은 이제 월곡2동의 큰 행사가 되었다. 해마다 천사의 쌀이 도착하는 새벽이면 월곡2동 주민센터 앞은 공무원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산책하던 주민 등 100여 명이 일렬로 서서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27일 새벽 천사가 보낸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이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하자 주민센터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동선을 정리하면서 거리두기 준수를 안내했다. 코로나19 상황이라 쌀을 나르는 인원도 대폭 줄이고 별도의 행사도 생략했다. 마스크를 쓴 채 예년에 비해 두세 배의 쌀을 나르다 보니 안경을 쓴 사람들의 렌즈에는 김이 가득 서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소는 숨길 수 없었다.
천사를 따라 나눔에 동참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쌀과 금일봉 뿐 아니라 지역 어르신 100명은 ‘100인 어르신 1만원 나눔’을 진행했다. 나눔에 동참한 한 어르신(76, 월곡2동)은 “동네 독거노인 대부분이 천사가 보낸 쌀을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마을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고령자로서 천사처럼 작은 행복이라도 나누기 위해 지역 노인 100명이 1만원씩 모으기에 참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코로나19로 소외이웃이 더욱 큰 고독감 속에서 지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소외이웃에게 마음 따스한 이웃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안길 뿐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천사의 뜻을 더욱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보도자료출처: 서울특별시 성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