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솔루션, 브레인기자]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71회 정기연주회' 가 오는 12월 22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있다.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임주희가 협연한다. 이날 무대에서는 예술의 영원한 주제, 사랑을 각기 다른 빛깔로 그린 세 작품을 만난다. 조국 체코에 대한 애국심을 담은 스메타나의 ‘블타바’,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곡으로 사용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그리고 오페라 ‘카르멘’의 작곡가 비제의 소년 시절 순수한 열정이 깃든 교향곡을 선사한다.
첫 무대는 드보르자크의 스승이자 ‘체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메타나의 ‘블타바’로 꾸민다. ‘블타바’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를 관통하는 가장 긴 강의 이름으로, 스메타나가 활동할 무렵 체코를 지배하던 오스트리아의 영향 탓에 독일식 표현인 몰다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메타나는 국민가극 창작 운동을 일으켰고, 보헤미아 음악을 만들어 체코 국민에게 독립의 희망을 전하며 애국심을 북돋웠다.
도도히 흘러가는 강줄기의 모습은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묘사한다. 오보에와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이 곡의 유명한 주제는 강의 원활한 흐름을 표현한다. 귀에 익은 아름다운 주선율에 이어 강변의 숲에서 벌어지는 사냥, 농민들의 결혼 피로연, 체코 전설에 등장하는 요정들의 춤 등도 묘사된다. 이는 곧 체코인의 삶이자 정신을 상징한다. 한편, ‘블타바’를 포함해 1874년부터 1879년 사이 작곡한 총 6개의 작품을 모은 교향적 모음곡이 스메타나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나의 조국’이다. 현재 체코에서는 스메타나의 기일인 5월 12일에 맞춰 ‘프라하의 봄 음악제’를 개최하며, 이때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모음곡 전곡이 연주된다.
이어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피아니스트 임주희의 협연으로 감상한다. 1785년 2월,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 제20번을 완성한 지 불과 한 달 만인 3월에 자신이 주최하는 예약 연주회에서 직접 연주하기 위하여 제21번을 썼다. 연이어 만들어진 작품이라 두 협주곡은 충실한 편성, 교묘한 오케스트라 기법 등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은 행진곡풍의 시작, 끓어오를 듯한 피날레, 중간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칸타빌레 등 고유의 매력을 지녔다. 또, 독주자의 기교를 과시하고 있지만,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의 균형을 조화시킨 흔적이 역력하다.
총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둠을 떨치고 밝은 분위기로 나아가려는 1악장, 독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는 2악장, 고조된 분위기 속에 피아노가 비상하는 3악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 곡의 2악장은 귀족 출신 장교와 서커스단 소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음악으로 사용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이번 공연으로 대구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피아니스트 임주희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없는 과감한 표현과 비극적인 정서를 풍부한 감성으로 승화하는 방법론으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러시아 백야의 별 페스티벌, 프랑스 앙시 페스티벌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자와 협연하였고, 서울시향 유럽투어 프리뷰 콘서트, 아시아 필하모닉, 도쿄 필하모닉,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등에서 정명훈 지휘자와 협연한 바 있다. 떠오르는 신예답게 2020년 포브스 코리아 ‘2030 차세대 리더’로 선정된 그녀는 현재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와 피아니스트 강충모를 사사하고 있다. 2020년 줄리아드 음악원에 진학하여 로버트 맥도널드 사사로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마지막 곡은 그간 연주회장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조르주 비제의 교향곡이다. 이 작품은 교향곡 제1번이라고도 불리지만, 비제가 작곡했다고 전해지는 제2번, 제3번의 악보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그의 유일한 교향곡이다. 1855년 파리음악원에 재학 중이던 17세 때 완성한 것으로, 기교적으로는 미숙하나 비제의 천재성이 번뜩이는 작품이다. 모차르트, 로시니, 베토벤, 하이든 등 선배 작곡가들의 영향이 느껴지는 한편, 생명력 넘치는 순수한 젊음이 작품 전반에 넘쳐흐른다. 또한, 독일의 작곡 방식에도 불구하고 선율의 발랄한 아름다움은 남국 지중해의 찬란한 풍경을 연상시킨다.
이 교향곡의 초고는 작곡된 지 약 80년이 지난 1935년 파리음악원 도서관에서 발견됐다. 그해 2월 스위스 바젤에서 지휘자 바인가르트너에 의해 초연됐다. 총 4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독일 고전 양식의 영향이 짙게 나타난 1악장, 남국을 향한 동경이 물씬 느껴지는 이국적 분위기의 2악장, 이탈리아 오페라풍의 경쾌한 선율과 베토벤풍의 무거운 형식이 얽힌 3악장, 그리고 완만한 리듬 위에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 19세기 오페라 서곡 느낌을 주는 4악장으로 마친다.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모두에게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을 2020년을 마감하며 그 끝은 결국 희망이고,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야심 차게 계획했던 올해의 연주를 미처 다 보여드리지 못하고 시즌을 마치게 되었지만, 다가오는 2021년 새로운 기획과 각오로 우리만의 무대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한결같이 대구시향의 연주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시향 '제471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으로, 객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단, 코로나 19 상황에 따라 객석 운영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
국가유공자 및 그 배우자,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전. 1~3급) 및 보호자,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전. 4~6급), 만 65세 이상 경로, 만 24세 이하 학생 50% 할인, 20인 이상 단체 30% 할인, 예술인패스 소지자 20% 할인,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또는 dg티켓츠(대구공연정보센터)에서 예매 시 10% 할인이 제공된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1661-2431) 등에서 예매할 수 있고,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보도자료출처: 대구시립교향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