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솔루션, 브레인기자] 서울특별시의회는 제295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10대 서울시의회의 후반기를 책임질 의장 및 부의장을 선출하였다. 무기명 투표로 실시한 이 날 선거에서 투표 참여인원 105명 중 99표를 얻은 김인호 의원(더불어민주당·동대문구3)이 의장으로 당선됐다. 부의장 선거에서는 김기덕 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구4)이 투표 참여인원 100명 중 95표를, 김광수 의원(더불어민주당·도봉구2)이 투표 참여인원 102명 중 95표를 얻어 각각 당선됐다.
이미 정례회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6월 23일(화) 서울시의회 110명 의원 중 102명의 의원이 소속되어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경선을 통해 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내부적으로 확정한 상태였다.
문제는 25일 열린 본회의장에서 발생했다.
서울시의회 의장단 선거는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 중 선호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투표에 참여하는 의원 개개인이 가장 적합하다 생각하는 의원의 이름을 적어내어 최고득표자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일명 교황 선출식 방식으로 해당 일 참여한 모든 의원이 피선거권자가 된다. 따라서 당일 의사를 진행한 신원철 (전)의장도 참석한 모든 의원이 후보자가 될 수 있음을 공표하고 선거를 진행하였다. (참고로 서울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 정의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 안으로 들어간 순간, 새로운 의회 구성에 대한 기대와 책임감은 분노와 수치심으로 변하였다. 의원 개개인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투표를 행해야 하는 기표소 안에 더불어민주당 의총에서 결정한 의원의 이름이 굵게 표시된 용지가 정면에 부착되어 있었다. 의장 선출 시는 의장 후보의 이름이 굵게 표시되어 있었고, 부의장을 뽑을 때도 각각 부의장 후보의 이름이 굵게 표시되어 부착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그 어디에 기표소 안에 당당히 ‘누구를 찍어라’표시를 하고 선거를 하는 곳이 있단 말인가? 해당 정당의 내부 결정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당과 함께 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곳에서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감히 단언컨대 이런 명백한 헌법위반을 저지르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다. 의원들이 명패와 투표용지를 수령하고 기표소로 향하는 곳에 더불어민주당 의총에서 당선된 후보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도 이루어졌다. 투표가 진행되는 와중임에도 그 거리낌 없고 당당함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본회의장 안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다른 정당 소속의 모든 이가 피선거권을 가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총을 통해 결의된 특정인에게만 그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용인하는 것은 독점 권력을 가진 정당의 오만과 폭력을 넘어 명백한 부정 선거이다.
사실 이런 행위는 이번만이 아니다. 이미 10대 전반기 원구성을 진행했던 2018 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의장단이 선출되었다. 관례라는 이름으로 국민들 눈높이와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 이런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의회 안에서 문제제기 했고 개선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았었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선거는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핵심적인 제도이다. 선거는 한 사회가 그 조직을 구성하고 특정한 공식적 결정을 내리는 수단 중의 하나이다. 민주적 선거의 본질은 선택의 자유에 있고, 누구나 알고 있듯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자유 선거의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서울시의회의 이번 의장단 선거 과정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지방의회 기본을 무너뜨렸다. 낯 뜨거운 부정과 불법행위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개선의 의지조차 없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독점 권력이 오래되면 무엇이 기본인지조차 고민하지 않게 되는 너무나 부끄러운 민낯을 이제 국민들께 두려운 마음으로 고백한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번 선거에 대하여 행정적, 법률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최소한 이런 내부 고발과 저항을 시작으
로 서울시의회가 시정의 감시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서울시민의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주체로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보도자료출처: 서울특별시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