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6월 8일과 9일, 동명의 동화를 바탕으로 한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의 모던발레 <신데렐라>를 무대에 올린다. 2005년 첫 내한공연 이후 1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한국 투어 첫 무대인 동시에, 첫 번째 대구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의 설립은 인기 절정의 영화배우에서 모나코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1929~1982)의 적극적인 후원에서 비롯되었다. 발레에 관심이 많았던 왕비는 우수한 무용가들을 키워내기 위하여 국내에서 국립발레단의 강수진 예술감독과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 서울발레시어터 김인희 단장 등 최고의 무용수들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모나코 몬테카를로 로열발레학교’를 설립하였으며, 1982년 왕비가 타계한 후 맏딸인 카롤린 공녀가 어머니의 뜻을 이어 1985년 ‘모나코 몬테카를로 왕립발레단’을 설립하게 된 것.
발레단은 1993년 서른셋이라는 젊은 나이의 프랑스 출신 발레리노 장-크리스토프 마이요(Jean-Christophe Maillot)를 예술감독 겸 안무가로 파격 임명했고, 곧 그 명성이 국제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1999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한 <신데렐라>를 비롯하여 <로미오와 줄리엣>, <라 벨>, <파우스트> 등 40여 편의 발레 안무를 창작한 마이요는 2008년 <파우스트>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상, 2015년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최고 공연상을 포함한 세 개의 황금가면상을 수상하였으며, 모나코 공국의 문화 훈장과 프랑스의 예술 문화 훈장을 수여받은 거장 안무가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1891~1953)가 작곡한 음악에 마이요가 안무를 제작한 이번 <신데렐라>는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으로 만든 버전들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캐릭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이야기를 비틀어 재구성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마이요는 <신데렐라> 역시 동화의 이야기 틀을 그대로 둔 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마이요의 발레 <신데렐라>에는 동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호박마차나 유리구두가 등장하지 않으며, 계모와 언니들 역시 평범한 사람들로 표현된다. 원작 동화에 없었던 신데렐라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주거나, 일찍 세상을 떠난 신데렐라의 어머니가 요정으로 나타나 딸을 이끌어준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동화 속에서 수동적이고 순종적으로 그려졌던 신데렐라는 유리구두를 신는 대신 빛나는 금빛 가루가 묻은 맨발로 등장하고, 막이 진행되면서 보다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으로 거듭난다. 입체적이고도 역동적인 무대, 동서양의 전통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파격적인 무대의상, 신체 곡선과 움직임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조명과 프로코피예프의 환상적인 음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파격과 혁신의 무대가 기대된다.
이번 무대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정예무용수 45명은 물론 2016년 입단 이후 2년 만에 초고속으로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한국인 무용수 안재용이 금의환향, 공연에 참여해 일찍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별히 예술감독 겸 안무가인 장-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직접 내한, 디렉팅에 참여해 더욱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분명하면서도 풍부한 표현력의 지휘자로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 지휘자 니콜라 브로쇼,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 디오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연주가 더해져 눈과 귀를 모두 만족하는 귀한 경험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보다 많은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주말 오후시간대에 공연을 준비하고, 타 지역의 같은 공연에 비해 입장권(2만원~12만원)을 저렴하게 책정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동화를 원작으로 해 줄거리가 익숙하고, 모던발레이지만 안무가 난해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시민 여러분들이 부담 없이 관람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적인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출처 :[대구오페라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