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구청장 차준택)가 미쓰비시 줄사택 기록화 사업 등으로 지역의 소중한 역사문화유산 가치 재조명에 나섰다.
구는 올해 6월부터 ‘미쓰비시 줄사택 재조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지난 5월 진행된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활용 자문단 간담회’에서 제안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줄사택 부지 전체에 대한 원형 그대로의 보존보다는 현장성을 살리되 주변상황을 고려해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또 줄사택 기록 및 활용에 대한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존상태가 양호한 줄사택의 정밀실측과 건축재 보존처리 및 전시 등에 대한 실질적인 자문도 나왔다.
이에 따라 구는 공공청사(부평2동 행정복지센터)건립에 따라 철거를 앞 둔 미쓰비시 줄사택 1개 동에 대해 지난 6월 실측조사 및 현황도면 작성을 완료했다. 당시 현장에서 수습된 기와와 목재 기둥, 벽체 등 건축재를 보존 처리해 임시 보관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 부평역사박물관에 전시해 아시아태평양전쟁 시기 부평을 집중 조명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20년 공영주차장 건립이 예정된 줄사택 4개 동의 가치 재조명을 위해 향후 복원 및 조사·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록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기록화 사업의 첫 단계로 이달부터 2020년 3월까지 해당 줄사택에 대한 실측조사 및 현황도면 작성, 해체공사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한다. 아울러 2020년 4월부터 7월까지는 해체공사 및 건축재 수습 및 정밀실측조사를 추진하고, 내년 말까지 기록화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번 기록화 보고서에는 줄사택 사진과 실측도면 등 기본적인 현황자료와 연혁과 건축적 특성을 고찰해 실측조사 및 해체의 전 과정을 담아내고, 복원 시 착안사항 등이 기록된다. 남은 줄사택 2개 동의 활용방안 역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1940년대 미쓰비시 제강 부평공장에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사택으로, 한반도에 남은 유일한 미쓰비시의 흔적이기도 하다.
부평동 ‘삼릉(三菱)마을’에는 노동자 사택인 줄사택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사택들이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시대상을 간직한 채 특색 있는 도시경관을 이루고 있다.
삼릉마을은 이 같은 도시·역사·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2년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조사한 ‘인천 근·현대 도시유적’으로 보고됐으며, 올해 인천시 ‘건축자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노후 되고 빈 상태로 남은 건축물들이 다수 방치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은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구는 삼릉마을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새뜰마을 조성사업, 공공청사 및 공영주차장 건립 등 다양한 생활편의 인프라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미쓰비시 줄사택의 역사성을 남기고 그 가치를 활용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해당 지역에 ‘미쓰비시 줄사택 생활사 박물관’ 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업설명회 당시 주민들의 반대여론에 밀려 건립이 무산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미쓰비시 사택의 가치와 미래, 그리고 부평’을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열어 향후 활용방안에 대한 역사, 건축, 도시재생 분야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의견을 제안 받았으며, 참석한 주민들의 의견도 들었다.
해당 토론회에서는 줄사택의 보존, 이축, 이전 복원, 건축 재생 등 다양한 활용방안이 제시됐으며, 보존 논리로 인해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장기간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개발이 필요하다는 민원도 접수됐다.
이 외에 부평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2016년 미쓰비시 줄사택 관련 자료와 구술사를 수집해 ‘미쓰비시를 품은 여백-사택마을 부평삼릉’ 학술총서를 발간했으며, 지난해에는 ‘해방공장-1945년 군수기지 부평의 기억’을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열어 부평 군수공장에 강제 동원된 노동자와 사택을 재조명했다.
구 관계자는 “부평구는 미쓰비시 사택을 비롯해 반환 예정인 부평미군부대 안에 있는 조병창과 근대건축물, 부평지하호 등 아시아태평양 전쟁유적의 가치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부평이 간직한 역사와 장소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잘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도자료출처: 부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