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은의 왼발이 빛난 경기였다.
WK리그 최강 인천현대제철레드앤젤스(이하 인천현대제철)는 26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 챔피언 멜버른빅토리와의 2019 FIFA/AFC 여자클럽챔피언십 첫 번째 경기에서 4-0으로 크게 이겼다. 이세은이 멀티골을 넣었고 김담비와 따이스가 각각 한 골씩 보태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세은은 이 날 경기에서 후반 11분 프리킥 상황의 키커로 나서 왼발로 멜버른빅토리의 골망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이어 후반 13분 공격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왼발로 만들어낸 감각적인 슈팅으로 자신의 멀티골이자 팀의 네 번째 골을 넣었다.
경기 후 이세은은 “처음 이런 대회를 치러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골도 많이 나오고 경기를 편하게 가져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정말 걱정 많이 했다”고 말했다.
무엇이 걱정이었을까? FIFA/AFC 여자클럽챔피언십은 아시아 여자축구의 활성화를 위해 FIFA와 AFC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AFC 여자클럽챔피언십의 시범대회다. 한국의 인천현대제철을 비롯해 호주, 일본, 중국 챔피언이 참가한다. 이세은은 “해외팀과 경기해본 적이 별로 없다. 스페인 전지훈련 당시 맞붙어본 것 외에는 경험이 별로 없다. 이런 경기가 많이 없어서 긴장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세은의 걱정과 달리 이 날 경기는 90분 내내 인천현대제철의 흐름으로 전개됐다. 멜버른빅토리가 경기 전날인 25일 입국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탓도 있지만, 내용과 결과 모두 인천현대제철이 압도적이었다.
다음 경기는 28일 일본 챔피언인 닛폰TV벨레자와의 맞대결이다. 이세은은 “이틀에 한 번씩 경기가 열린다. 잠자고 일어나면 바로 경기다(웃음). 어차피 경기는 감독님이 알아서 하실 테니 체력적인 점을 신경 써서 잘 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아기자기한 플레이에 능하다. 그런 플레이를 다 따라다니게 되면 우리는 체력적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해 이겨내는 방법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인천현대제철은 WK리그 대표로 이 대회에 나서는 만큼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줘 WK리그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이세은은 “우리는 WK리그에서 7연패를 했고, 리그를 대표해 이 대회에 나왔다. 한국여자축구를 대표해 나왔으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