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과 청와대 본관에서 23일 15시21분부터 16시31분까지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스페인은 ‘산업연결 4.0’ 정책을 통해 산업의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한국도 데이터, 미래차, 시스템반도체와 같은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며 양국 간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에 펠리페 6세 국왕은 “이번 방한에 산업통상관광부 장관과 통상차관, 관광차관 등이 함께 왔다”며 “지금까지 문화·경제 등 다방면에서 최상의 관계를 유지해온 한.스페인 간의 우호와 협력이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격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양 정상은 제3국 공동 진출, 4차산업혁명과 정보통신기술의 협력, 문화관광산업 발전, 한반도 평화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갔다.
제3국 공동 진출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중남미와 유럽, 북아프리카로 향하는 관문이며, 한국은 동북아시장의 허브인 만큼 양국의 지정학적 장점을 경제협력에 활용해 윈-윈(win-win)의 결과를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이에 펠리페 6세 국왕은 “이미 한국과 스페인이 이룬 제3국 공동 진출에 대한 실질적 성과가 많다”며 “향후 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에서도 한국과 손잡고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펠리페 6세 국왕은 “4차산업혁명과 정보통신기술에 있어서 한국의 리더십이 국제사회에서 크게 발휘되고 있는 만큼 5G 적용으로 생겨난 보안 문제 등 각종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양국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스페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양국 모두 우수한 ICT 기술력과 관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같은 5G 기반 핵심서비스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스페인의 일관된 지지에 대해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국제 평화지대로 구축하자고 제안한 점을 언급하며 “비무장지대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처럼 평화의 길이 되어 세계인이 함께 걷게 되길 기대한다. 국왕님께서도 이 평화의 여정에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펠리페 6세 국왕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대통령의 모든 노력에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여러 어려움들이 따르겠지만 한반도 평화는 이미 세계적 문제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분단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펠리페 6세 국왕은 비무장지대를 산티아고 길처럼 평화의 길로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적극 지지한다며 “DMZ에서의 적대관계 종식으로 그곳이 진정한 ‘세계 평화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