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는 강화중성 남산리 구간의 발굴조사 성과를 오는 24일 오전 10시 30분 발굴조사 현장에서 공개한다.
강화중성은 고려 시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하여 수도를 강화로 천도한 이후 건립한 3개의 성곽(내성-중성-외성) 중 하나다. 『고려사(高麗史)』등 문헌기록에는 1250년(고려 고종 27년)에 축조되었고, 둘레가 2,960칸이며, 17개의 크고 작은 성문이 있었다고 전한다. 오늘날 남아있는 강화중성은 강화읍을 둘러싼 ‘⊂’ 형태로 둘러진 토성으로, 길이는 총 11.39㎞이다.
이번 조사는 올해 6월부터 강화중성의 서쪽구간에 해당하는 남산 남사면 일대의 성곽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조사 성곽은 해발 55~105m의 사면에 길이 약 70m의 규모로 지었으며 산사면 구간에서 새로운 성벽 축조방식과 등성시설로 추정되는 계단시설을 확인하였다.
성벽은 토성의 중심부에 기초석렬을 쌓고 안쪽에 흙을 여러 겹 다져 쌓아올린 다음 안과 밖에 흙을 덧대어 토성을 완성하였다. 남아있는 성곽 중심부의 너비는 4.7~5m, 높이는 2.2m, 성곽의 전체 너비는 13~14m 가량이다.
성곽 중심부에 석렬을 쌓는 방식은 구간마다 차이가 나는데, 경사면을 따라 한단씩 높아지는 계단식으로 조성하거나 경사지게 조성하는 2가지 방식을 모두 확인했다. 토성 중심부의 석렬을 계단식으로 조성하는 형태는 강화중성에서는 처음 확인된 것으로, 구간에 따라 성벽 축조방식을 다양하게 적용했음을 말해준다. 토성 중심부의 석렬에는 3.5~3.8m 구간마다 기둥목(영정주, 永定柱)을 세우고 판목을 결구(結構)시켜 틀을 만들고 그 안에 흙을 판축(版築)하여 성곽의 중심부를 구축하였다.
한편, 조사구역의 최상단부에서는 성 내측에서 성벽 상부로 오를 수 있도록 계단형태로 조성한 등성시설이 처음 확인되었다. 폭 3.8m의 등성시설은 토성 중심부에 잇대어 성곽 안쪽에 쌓았는데, 장대석(長臺石)으로 6단 이상 조성하였다.
이번 조사는 강화중성의 다양한 축조방식과 성곽에 부설된 시설물을 새롭게 확인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으며, 고려 시대 성곽 연구.유적의 정비복원에 소중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강화도성의 성곽체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연구를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며, 고려 시대 강화의 모습을 규명하기 위한 심화연구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