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나 물에 젖은 지폐를 넣지 마세요. 지폐기에 걸립니다.” 어느 트위터리언이 찍어서 올린 한진중공업의 자판기에는 이런 글귀가 붙어 있었다. 지폐가 땀에 젖을 정도라면, 그곳의 노동자들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이 성실한 노동의 대가로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엉뚱하게도 정리해고의 칼이었다. 이에 항의하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고공 크레인 농성은 그사이에 150일을 훌쩍 넘어섰다.
‘연대’의 정신은 민주사회의 초석이라 하나, 우리 사회에서 이 말은 그저 운동권의 빛바랜 구호로만 여겨진다. 물론 연대는 미덕이지 의무가 아니기에, 누구도 그것을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또 연대를 못하는 이들에게도 나름대로 이유와 사정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대를 할 수 없다면, 최소한 ‘중립’이라도 지켜야 한다. 아니면 차라리 사안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한 것이 낫다. 그런데 이것조차 안 하는 고약한 사람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