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인상을 지닌 한국 U-17 남자대표팀 수비수 이한범은 그라운드에 설 때 터프해진다. 때로는 강하게 플레이해야 상대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중앙 수비 포지션의 특성상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오는 10월 26일부터 11월 17일까지 브라질에서 열리는 2019 FIFA U-17 월드컵 출전을 앞둔 이한범은 “상대에게 밀려서 넘어지는 모습만큼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각오를 다졌다.
보인고등학교 2학년 이한범은 올해 4월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U-17 대표팀 2차 국내전지훈련을 통해 처음 김정수호의 일원이 됐다. 188cm의 큰 키를 무기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터프함, 영리한 플레이 등 여러 가지 장점을 선보이며 5개월 만에 김정수호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를 목전에 두고 호흡이 중요한 수비진은 잘 교체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팀의 중앙 수비 주전으로 뛰고 있는 이한범은 별다른 변수가 없을 경우 U-17 월드컵 출전이 확실시된다. (*편집자 주 : 이한범은 10월 1일에 발표된 U-17 월드컵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대회는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U-17 월드컵 출전을 눈앞에 둔 이한범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올해 만 17세, ‘꿈의 무대’ U-17 월드컵은 그의 축구 인생의 첫 번째 도전이다. 떨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이한범은 오로지 팀만 생각하면서 묵묵히 가야 할 길을 가겠다는 각오다. U-17 대표팀의 최종훈련을 일주일 여 앞두고 ONSIDE는 이한범의 소속팀인 보인고를 찾았다. 눈부신 초가을 햇살로 가득 찬 보인고 운동장 한 쪽에서 ONSIDE와 마주 앉은 그는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 동안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U-17 대표팀은 9월 초 영국에서 월드컵을 대비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9일 간 진행된 이번 전지훈련에서 U-17 대표팀은 브라질(1-2 패), 호주(3-3 무승부 후 승부차기 패), 잉글랜드(0-2 패)와 친선경기를 진행하며 전력을 점검했다. 브라질과 호주의 경우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며, 잉글랜드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 대회 우승팀이다.
처음 김정수호에 합류해 5개월이 흐르는 동안 이한범은 축구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주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잘 알 수 있다. 김정수 감독은 이한범에 대해 “갈수록 영리한 플레이를 한다. 머리가 정말 좋다”고 했고, 팀의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인 신송훈은 “신체조건과 제공권이 좋고 위치 선정 능력도 뛰어나다. 발밑이 좋아서 빌드업할 때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