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의 주인공 이극로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이극로 전집'(전 4권)이 소명출판에서 나왔다.
이극로(1893-1978)는 조선어학회 대표로서 한글맞춤법통일, 표준어사정(査定), 외래어표기법제정, '한글'지 발간 등 큰 업적을 남겼다. 광복 이후 건민회 등 정치활동을 하다가 1948년 월북했다.
월북 이력 때문에 남한에서 조명 받지 못하고 자료들이 산재되어 있었으나 저자인 국학인물연구소 조준희 소장(49)이 2006년부터 유럽을 4번 답사해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의 국립도서관, 문서보관소, 고서점에서 친필 편지와 저술 원본을 다수 입수, 이를 책으로 펴냈다.
유럽 최초로 조선어강좌를 개설했던 이극로(독일명 Kolu Li)의 행적을 눈으로 확인한 조 소장은 장장 13년의 작업 끝에 독일어로 된 그의 박사학위논문 ‘중국의 실크 공업’을 비롯한 모든 해외간행 저술을 완역했고, 북한 자료까지 총망라해 4권, 2천500 페이지 분량으로 '이극로 전집'을 완간했다.
1권은 유럽편으로 이극로의 독일 유학 시기부터 도미 시찰 시기까지를 다뤘다. 독일 프리드리히 빌헬름 대학교(지금의 훔볼트 대학교) 유학 시절의 예비논문과 박사논문, 항일 저술과 관계 자료, 칼럼이 실렸다. 2권은 남한 편으로, 1929년 귀국해 월북 이전까지의 모든 저술, 기고글, 좌담회 기록이 실렸다. 3권은 그의 일대기를 다룬 자서전 '고투사십년'이다. 4권은 북한편으로, 민족어학자로서 말년의 행적을 살필 수 있는 자료를 한 데 모았다. 최후 저술 ‘조선어 조 연구’ 등 처음 공개되는 자료도 적지 않다.
조 소장은 “김민수의 ‘주시경전서(1992)’ 이후 국어학계에 길이 남을 역작으로 국내외 연구자들과 일반 독자들에게도 제공되어 민족사적 의의를 나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학인물연구소는 애국지사 조현균의 현손인 조준희 소장이 2007년 한국근대사 정립을 목적으로 설립해 남북한, 유럽 한인 독립운동 자료 발굴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