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축구단이 역사를 썼다. 15승 5무 1패 승점 50점, 울산은 창단 첫 해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K3리그 베이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했따.
지난해 12월 창단한 울산은 올해 K3리그 베이직에서 1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덕분에 우승이 유력했다. 지난달 28일 양주시민축구단과의 경기에서 승리 시 우승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었지만 양주에 0-1로 패하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의 상대는 리그 2위이자 승점 1점차로 울산을 추격 중인 전주시민축구단이었다. 전주는 지난 시즌 K3리그 어드밴스에서 강등의 아픔을 겪었기에 그 누구보다 K3리그 베이직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렬했다.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우승이 가능했던 전주는 경기 내내 울산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울산의 수비벽은 골을 쉽게 내주지 않았다.
결국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울산은 후반 13분 진상민이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전주 김상민이 동점골을 넣었지만 울산은 끝까지 1-1을 지키며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울산 윤균상 감독은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며 “한 해 동안 이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게 기쁘다. 나도 선수들도 창단 멤버로서 이런 업적을 이뤘다는 건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일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울산은 울산 출신 선수들 중 부상 등의 이유로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을 발굴해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주자는 목표로 창단됐다. 윤 감독은 “울산 선수단의 70%가 울산 선수 출신인 점이 우승의 비결”이라고 했다. 득점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진상민도 “울산 선수들끼리 모여 더 끈끈하고 서로 의지하며 훈련한 게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햇다.
태국 2부리그에서 뛰던 도중 연골 부상으로 슬럼프를 겪고 고향에 돌아온 진상민은 윤 감독과의 인연으로 7월 울산시민축구단에 합류했다. 그는 “덕분에 선수로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한 번 더 기회를 얻었기에 열정이 생겼고, 서로가 서로에게 빨리 적응해 경기에 뛸 수 있도록 도와준 게 큰 힘이 됐다. 이게 우리 팀이 다른 팀들과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에는 울산의 12번째 선수, 서포터즈 베르사유가 함께했다. 베르사유는 전주 홈 팬들에게 지지 않는 응원으로 전주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울산을 상징하는 파란 깃발을 흔들고 막대 풍선을 부딪치며 득점 순간엔 기쁨의 환호성을 내뱉었고, 아쉬움의 순간엔 탄식을 내뱉으며 경기 내내 선수들과 함께 달렸다.
우승을 확정지은 후 베르사유는 울산 선수들과 함께 흰 티셔츠로 갈아입고 우승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베르사유 부회장 김진영 씨는 “모두 같은 옷을 맞춘 이유는 울산의 화합과 단결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굉장히 영광스럽다. (베르사유가) 우리에게 응원과 관심을 준다는 게 너무 힘이 된다”며 감사를 전했다.
울산은 내년 시즌 K3리그 어드밴스에서 새 출발을 한다. 윤 감독은 “울산의 창단 목적은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라면서 “선수 개개인에 많은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