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민 상임지휘자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11월 7일 (목)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제255회 정기연주회 <박영민의 말러 제9번>을 개최한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박영민의 말러> 시리즈는 말러의 심오한 음악세계를 상임지휘자 박영민의 지휘를 통해 재해석하여 선보이는 프로젝트이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박영민과 부천필은 말러의 유작 ‘교향곡 제9번’을 연주한다.
부천필은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며 말러 사이클을 완성한 오케스트라이다. 말러와의 인연이 각별한 만큼 부천필의 말러 공연 소식에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9번째 교향곡을 작곡한 후 운명을 달리했던 당대 작곡가들의 징크스에 두려움을 느낀 말러는 ‘교향곡 제9번’을 인생에 대한 작별인사로 여기며 작곡하였다. 순서로 따지면 그의 교향곡 8번과 9번 사이에 작곡된 ‘대지의 노래’가 9번을 달았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말러가 이 곡에 번호를 붙이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심적인 부담을 추측할 수 있다. ‘교향곡 제9번’은 말러가 앞선 작품인 ‘대지의 노래’, ‘죽은 아이들을 그리는 노래’에서 사용한 선율을 다시 등장시켜 작곡했기 때문에 이 세 곡은 ‘고별의 3부작’이라 불리기도 한다. 말러가 죽음에 대해 깊이 고민한 만큼 곡이 가지고 있는 심연도 남다를 터, 말러 신드롬을 일으켰던 부천필이 연주하는 말러의 제9번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박영민 상임지휘자와 부천필이 올해 거쳐 온 연주회를 살펴보면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보여줄 예술적 성찰도 결코 만만치 않으리라 예상된다. 2019년 새 프로젝트로 선택하여 9월까지 두 차례 연주를 가진 <쇼스타코비치 시리즈>만 보아도 그렇다. 기표와 기의가 난무하며 쇼스타코비치의 ‘비웃음’마저 느껴지는 해학적이고 전위적인 곡들을 대담한 지휘와 탁월한 표현력으로 연주하여 응집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난 5월에 있었던 ‘박영민의 말러 제3번’에서도 교향곡 3번이 담고 있는 광활한 우주적 서사를 매끄럽게 재현해낸 바 있기 때문에 이번 말러 공연 또한 ‘믿고 본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연주회는 특별히 실황 녹음하여 음반으로 발매될 예정이라고 하니 공연장에서 연주를 직관하기 어려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주독일 한국문화원과 프랑스 메츠 극장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10월 유럽투어 연주회 이후 첫 정기연주회인 만큼,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약진 역시 엿볼 수 있는 기회이다.
11월 7일 (목)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255회 정기연주회 <박영민의 말러 제9번>은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8세 이상 입장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