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단 5주년을 맞은 함신익과 심포니 송(Symphony S.O.N.G)이 10월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다섯 번째 마스터즈 시리즈 공연을 펼친다. 이번 마스터즈 시리즈 무대에서는 서늘한 가을 밤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끌어안으며 위로할 브람스의 대작, ‘독일 진혼곡(독일 레퀴엠)’으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가장 순수한 예술적 수단, 즉 영혼의 따스함과 깊이, 새롭고 위대한 관념, 그리고 가장 고귀한 본성과 순결로 일궈낸 최고의 작품이다. 바흐의 [b단조 미사]와 베토벤의 [장엄미사]를 제외하면, 이 분야에서 이 곡에 비견될 만한 작품은 없다.”
당대 최고의 비평가인 한슬릭이 극찬한 브람스의 ‘독일 진혼곡’은 브람스가 1856년부터 1868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노작이다. 웅장한 합창과 가슴을 울리는 솔리스트들의 하모니, 이에 더해 독일 정통 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션까지 더해진 브람스의 ‘독일 진혼곡’은 80분에 달하는 연주시간으로 연주자들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매 공연,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이며 음악 애호가들과 평단,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함신익과 심포니 송이 이번 연주를 통해서는 깊은 독일 음악의 심연을 마주할 예정이다.
특별히 이번 공연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로제툼극장에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로지나’ 역으로 데뷔한 소프라노 손지수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에게 독일 가곡을 사사하고 인스부르크 극장에서 ‘겨울나그네’ 전곡 독창회를 가진 바 있는 독일 전문 바리톤 김동섭이 솔리스트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합창단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국립합창단(예술감독 윤의중), 안산시립합창단(박신화 단장)이 이번 무대에 함께해 올가을을 대표할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마스터즈 시리즈 공연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여줄 예정이다.
남은 자들을 위한 음악, 레퀴엠을 통해 시대에 던지는 위로의 메시지
‘레퀴엠(진혼곡)’은 원래 죽은 자를 위한 미사에 사용되는 음악으로, 식순에 따른 일정한 라틴어 가사로 작곡된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브람스의 ‘독일 진혼곡’은 그가 직접 독일어로 된 성경의 구절들을 선별해서 배치했다.
브람스가 소중한 주변 사람들의 죽음(슈만의 죽음,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깨닫게 된 ‘죽음 후에 남겨진 자의 심정’을 담아 작곡했다. 7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복되다 슬퍼하는 사람은.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라는 마태복음의 문구로 시작한다.
죽은 자보다는 슬퍼하는 자들에게 위로를 건내며 시작하는 레퀴엠, 그래서 브람스는 이 레퀴엠을 ‘인간다운, 사람의 레퀴엠’으로 부르길 바랐다고 전해진다.
오랜 기간 죽음에 대한 묵상을 토대로 완성한 브람스의 이 대작은 당시 브람스 자신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또한 현재 ‘남은 자들을 위한 레퀴엠’으로 전해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지난 5년간, 심포니 송이 걸어온 발자취에도 이 위로를 위한 음악의 메시지가 아로새겨져있다. 매회 수차례의 정기공연을 통해 정통 클래식 전문 단체로서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아온 함신익과 심포니 송은 음악의 공공재적 가치를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지켜왔다.
‘The Wing-날개’ 프로젝트를 통해 트럭 위에서 문화시설의 기반이 약한 곳으로 언제든지 달려간 사회 공헌 연주는, 현재 심포니 송이 가지고 있는 차세대 교향악단의 주요 정체성 중에 하나다. 군부대, 병원, 학교 등에서의 연주는 그곳의 관객들에게도, 연주자들에게도 음악을 통한 교감과 위로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음악에 위로를 담는 법을 현장에서 경험한 심포니 송의 하모니에는 이 시간의 소중함이 차곡차곡 쌓여 있으며, 이번 연주회에서는 ‘독일 레퀴엠’을 통해 그 감동의 시간들을 음악에 담아 마음껏 펼칠 예정이다.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을 통해 마에스트로 함신익과 젊은 오케스트라 심포니 송이 시대에 던질 진정한 위로의 메시지는 깊고 처연한 가을밤을 채울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