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2 남자대표팀이 퇴장으로 한 명이 빠진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다양한 선수를 테스트하는 동시에 승리를 따냈다.
U-22 대표팀은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KEB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에서 3-1로 이겼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천안종합운동장으로 장소를 옮겨 우즈베키스탄과 또다시 맞붙는다.
공교로운 만남이다. 김학범호와 상대하는 우즈벡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우리와 맞붙는 상대다. 두 팀은 이미 평가전이 확정된 상태에서 지난달 말 열린 조추첨을 통해 한 조에 들어가게 됐다. 한국은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즈벡, 중국, 이란과 C조에 속했다.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보여주지 않아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취할 것은 취해야 한다”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우즈벡을 상대로 전력 노출을 피하면서도 팀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하는 어려운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선수단을 소집해 우즈벡전 대응 방안을 강구했다.
이날 선발 명단에서도 김 감독의 고심이 묻어났다. 김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최전방에 193cm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 171cm로 작지만 빠른 엄원상을 투톱으로 내세웠다. 중원은 강윤성-김동현-한정우-맹성웅-윤종규로 구성됐다. 스리백은 김재우-정태욱-장민규가 맡았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뛰는 정우영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김 감독은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인 정태욱을 이번에 처음 불렀다. 그리고 이날 정태욱을 출전시키며 스리백을 가동해 수비를 강화했지만 아쉽게도 수비진의 실수가 겹치며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20분 우즈벡의 자수르벡 야크시바예프는 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골을 성공시켰다.
0-1로 뒤진 한국은 세트피스를 중심으로 만회골을 노렸고, 결국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38분 김동현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굴절되면서 반대편으로 흘렀고, 이를 김재우가 쇄도하며 오른발을 갖다 대 골망을 갈랐다. 1-1 동점을 만든 한국은 전반 막판 우즈벡의 오이벡 루스타모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수적 우위를 점했다. 전반은 1-1로 끝났다.
김 감독은 후반 들어 선수 교체를 단행하며 익숙한 포메이션으로 바꿨다. 정우영과 이유현이 교체로 들어가면서 4-2-3-1이 됐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초반 두 차례나 골대를 맞히며 앞서 나갈 기회를 놓쳤다. 역습 상황에서 맹성웅의 스루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골키퍼까지 제치고 슈팅한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았다. 코너킥 찬스에서는 전반전 동점골 때와 똑 같은 상황이 벌어졌는데 김재우의 왼발에 맞은 공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말았다.
한국은 이날 위력적이었던 세트피스로 결국 역전골까지 성공시켰다. 후반 26분 김동현의 크로스를 오세훈이 깔끔한 헤더골로 연결했다. 한 골 차로 앞선 한국은 역전골을 넣은 지 4분 만에 한 골 더 추가했다. 후반 30분 정우영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내준 땅볼 패스를 김진규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3-1로 달아난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세를 이어갔으나 추가골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