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우승상금 3억원)’ 최후의 승자는 임성재(21.CJ대한통운)가 됐다. 7타 차 열세를 뒤집은 대역전극이다.
아시아 최초의 PGA투어 신인상 수상자 임성재는 1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소재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어반, 링크스 코스(파72. 7,434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최종일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여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단독 선두 문경준(37.휴셈)에 7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임성재는 3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으나 4번홀(파4)과 5번홀(파3)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문경준보다 한 조 앞에서 경기한 임성재는 9번홀(파4) 버디에 이어 10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솎아내며 문경준과의 격차를 1타 차이로 좁혔다. 하지만 임성재는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다시 2타 차가 됐다.
2타 차 선두의 문경준이 11번홀(파4)에서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가며 위기를 맞았고 결국 2.8m 파 퍼트를 실패해 1타를 잃어 임성재가 1타 차로 따라갔다.
이어진 12번홀(파4)에서 임성재는 1.4m 버디 퍼트를 꽂아 넣고 문경준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문경준이 같은 홀인 1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1타 차로 앞섰으나 이어진 13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반면 임성재가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성공시켜 전세를 뒤집고 1타 차 선두로 나섰다.
372야드 파4홀로 조성된 14번홀은 페어웨이가 2개인 홀이다. 임성재는 지난 3일간 페어웨이가 넓은 곳을 겨냥했으나 이날은 페널티 구역을 넘겨 바로 그린을 노리는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적중했다. 원온에 성공한 뒤 2퍼트로 버디를 잡은 것이다.
15번홀(파5)에서 1.8m 버디 퍼트를 놓친 임성재는 16번홀(파4)에서 3온 2퍼트로 보기를 적어내 문경준과 공동 선두가 됐다.
결과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갈렸다.
임성재는 티샷으로 329.8야드를 보낸 뒤 핀까지 204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다. 세 번째 샷이 핀을 지나쳤으나 2.2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무리한 임성재는 문경준의 경기를 지켜봤다.
문경준은 핀까지 100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다.
네 번째 샷을 성공시켜야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 수 있었던 그는 핀을 지나쳤고 파 퍼트마저 놓쳐 보기를 적어냈다.
이를 지켜보던 임성재는 우승이 확정되자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임성재는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3억원과 제네시스 G70 차량을 부상으로 받았다.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을 달성한 임성재는 경기 후 “약 2년만에 국내 무대에 출전했다. 한국에서 첫 우승을 거둬 기쁘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PGA투어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9번홀과 10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특히 10번홀 같은 경우는 약 10m 정도 거리의 버디 퍼트가 들어갔는데 그때 ‘우승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남은 홀에서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성재는 이번 코스에 대해 “일단 이번 주에 핀 위치가 너무 어려웠다”며 웃어 보인 뒤 “그래서 세컨 샷을 할 때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린도 부드러웠는데 공이 안 멈추기도 했다. PGA투어의 일반적인 대회 코스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주 ‘THE CJ CUP @ NINE BRIDGES’에 출전하는 임성재는 “꼭 우승하고 싶다.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라서 각오가 남다르다. 감도 좋고 이번 주에 이렇게 우승을 했기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15번홀(파5)과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낸 권성열(33.비전오토모빌)이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문경준과 공동 2위에 오르며 대회를 마쳤다.
문경준은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생애 첫 ‘제네시스 대상’을 확정 지었다. 또한 한 시즌 평균타수 부문에서 70.179타로 덕춘상(골프존 평균타수상)도 수상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질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출전권은 우승자 임성재가 이미 PGA투어 시드를 가지고 있어 준우승의 문경준에게 돌아갔다. 문경준은 권성열과 공동 2위를 차지했지만 세계랭킹이 권성열보다 높아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제네시스 상금왕’은 이수민(26.스릭슨)이 차지했고 생애 단 한 번 뿐인 명출상(까스텔바작 신인상)은 이재경(20.CJ오쇼핑)이 수상했다.
한편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대회 기간 동안 총 38,695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아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갤러리 수(30,878명)를 경신하며 KPGA 코리안투어 대회 중 가장 많은 갤러리가 찾은 대회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