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관장 김선희)은 ‘이우환과 그 친구들’의 첫 번째 시리즈로 <안토니 곰리: 느낌으로>를 개최한다. 전시는 10월 18일부터 2020년 4월 19일까지 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1층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3천 원이다.
영국 리버풀의 해안선에서 뉴욕 맨해튼 빌딩의 옥상까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조각품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뿌리 내리는 자>의 연작 시리즈 4점의 조각 작품 ‘낙하 II(Fall II)’, 탐지‘(Douse)’, ‘흐름(Stream)’, ‘도달 III(Reach III)’과 함께 16점의 드로잉 등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안토니 곰리의 신작이 공개될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토니 곰리와 이우환은 세대는 다르지만, 작품의 맥락에서 보면 공통점이 많다. 이우환은 이번 전시를 위해 나눈 곰리와 대화에서 “제 작업에서 신체를 재현하지는 않지만, 몸이 제 작업을 매개한다는 점에서 당신과 깊은 친밀함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곰리는 “우리의 신체는 우리가 탄 우주선입니다. 세계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모든 인상이 통과하고 생명력에 대한 모든 표현이 소통되는 매개물 혹은 용기인 것이죠. 저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만, 삶에 관여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예술의 단 한 가지 목적입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두 작가의 작품 모두 놓이는 장소의 의미들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끌어들인다는 공통된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재현이나 표상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미학을 넘어 세상과 사회와의 관계를 모색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 두 작가의 작품을 한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두 작가가 작품에 대해 혹은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사유하는지를 비교할 수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
특히 두 작가 모두 미국의 미니멀아트나 개념미술의 흐름을 넘어 전통적인 작품의 의미를 전복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관객들은 ‘미(美)’라는 범주 속에서 해석되지 않는 두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앞으로 이우환의 작품개념과 호응하는 국제적인 작가들을 ‘이우환과 그 친구들’이라는 큰 제목으로 기획전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선희 부산시 시립미술관장은 “영국 조각예술의 거장 안토니 곰리의 작품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우환 작가의 신작 기증 작품 두 점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니 부산 시민분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