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필리핀이 궁금하다면?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면 된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지하철을 타고 이태원으로 가자. 다음 달이면 전 세계인이 찾는 대규모 축제가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10월 12~13일 양일간 이태원관광특구(이태원로, 보광로) 및 경리단길 일대에서 ‘2019 이태원 지구촌 축제’를 개최한다.
행사 컨셉은 ‘커넥티드 이태원(Connected Itaewon)’. 축제를 통해 전 세계 다양한 문화, 세대를 하나로 연결한단 뜻이다.
구는 기간 중 이태원로(녹사평역~이태원역), 보광로(이태원역~청화아파트 삼거리) 일대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메인 스테이지, 객석, 퍼포먼스존, 한국·세계음식존, 디제이(DJ) 박스, 세계풍물관을 설치, 국내외 100만 관광객에게 보고, 먹고, 즐길 거리를 끊임없이 선사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지구촌 퍼레이드, 개막식, DJ파티, 국방부 의장대 축하공연, 요리 이태원, K뷰티니스 대회 등이 있다.
지구촌 퍼레이드(12일 오후 3시~5시)는 이태원 축제의 ‘얼굴’이다. 유네스코 국제무예시범단, 베트남 전통공연단, 태권도 공연단, 세계민속의상팀 등 32개팀 1000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퍼레이드단이 한강진역부터 녹사평역까지 1.4㎞ 구간을 행진한다. 광주 칠석동 고싸움(중요무형문화재 33호)이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개막식(12일 오후 5시~8시)은 메인 스테이지에서 열린다. 식전공연(베트남 전통음악, 한국민요), 본 행사, 개막 콘서트(“이태원, 락의 전설을 찾아라”) 순이다. 콘서트에는 김경호, 로맨틱펀치 등 국내 정상급 락커, 락밴드가 대거(7개팀) 참여한다.
락으로도 성이 안차는 이들은 해밀톤 호텔 앞 DJ파티(12일~13일 오후 2시~10시)를 찾으면 된다. ‘클럽의 성지’ 이태원 밤거리에서 펼쳐지는 EDM(일렉트로닉 댄스뮤직) 파티는 20~30대 솔로, 커플들에게 특히 인기다. 줄리안, DJ bruce, DJ myo, DJ superrevolt 등 지역 대표 DJ들이 이번 파티를 이끈다.
지난해 축제에 함께했던 최영철(29)씨는 “낮에는 지구촌 퍼레이드, 저녁에는 DJ파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올해도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이태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군대의 얼굴, 국방부 의장대 축하공연(13일 오후 1시 30분~2시 30분)은 삼군의장대, 여군의장대, 연희단, 전통의장대 등 의전단 전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공연이다. 이태원로 퍼포먼스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군 의장, 전통무술 공연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요리 이태원(13일 오후 2시 30분~3시 30분)은 구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설 프로그램이다. 이태원 대표 쉐프 조경주(요리가 있는 섬)씨와 경리단길 대표 쉐프 윤현찬(그린내 이탈리안 레스토랑)씨가 맛대결을 펼친다. 지역 터줏대감 홍석천씨가 사회를 보기로 했다. 사전접수를 통해 선발한 관객 50명이 심사를 보며 유튜브를 통해 이를 모두 생중계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올해 축제 컨셉이 커넥티드 이태원인 만큼 축제와 지역 상인들을 연결시키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주민, 상인과 함께하는 지역 축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K뷰티니스 대회(13일 오후 7시~9시)도 눈길을 끈다. ‘레전드’ 급 남녀 모델 30명이 참가, 아름답고 건강한 ‘육체미’를 뽐낸다. 피트니스 밴드 ‘슈퍼스타’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K뷰티니스 대회 입상자 특별공연, 모델쇼, 이태원 축제 특별상 시상식이 이어진다.
올해 축제에는 38개국 주한 외국 대사관이 함께한다. 이들은 지구촌 퍼레이드(13개국), 세계민속공연(14개국), 세계풍물관 운영(35개국) 등으로 각 국 전통과 역사를 내·외국인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구는 부문별 참여도를 평가, 3개국 대사관에 총 800만원 규모 세계문화대상 상금을 지급한다. 우승팀은 폐막식에서 또 한 번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올해 축제 주빈국은 베트남과 필리핀이다. 구와 24년째 우호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베트남 퀴논시에서 전문 공연단을 파견, 행사장 분위기를 돋운다. 또 필리핀에서는 올해 ‘한-필 수교 70주년’을 맞아 2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지구촌 퍼레이드에 함께한다.
이태원 명소 중 하나인 베트남 퀴논길(보광로 59길)에는 베트남 전통등 100여 개가 설치됐다. 관광도시 다낭(Da Nang)을 벤치마킹 한 것. 올해 대표적인 ‘축제 포토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계의 다양한 음식이다.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이슬람 거리, 나이지리아 거리 일대 유명 식당 57곳이 참여, 거리가게를 운영한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이국 음식, 음료를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다.
구는 거리 곳곳에 대형 파라솔과 벤치, 스탠딩 테이블을 설치, 시민들이 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돕는다. 16개 동주민센터에서는 파전, 막걸리 등 한국음식 판매부스를 운영키로 했다.
보광로 앤틱가구거리 일대에서는 버스킹 공연, 벼룩시장, 경매 행사가 이틀 동안 이어진다. 구 관계자는 “이태원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콘텐츠가 바로 앤틱가구거리”이라며 “상인들이 나서 플리마켓, 경매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경리단길 초입 이태원우체국 앞에서도 마임, 마술, 인간마네킨 등 재미난 공연을 이어간다. 혼잡한 이태원을 벗어나 경리단길에서 호젓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올해도 축제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며 “전국에서 가장 화려하고 볼거리 많은 축제, 이태원에 와서 가을을 100퍼센트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