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현대미술관(관장 김성연)은 오는 11일부터 동시대미술 기획전 《시간 밖의 기록자들》과 《가장 멀리서 오는 우리: 도래하는 공동체》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먼저, 《시간 밖의 기록자들》은 지하1층 전시실3과 전시실5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현대사회의 예술가들이 역사를 기억하고, 재현하는 방법론을 통해 역사 인식 태도가 변화하고 있는 양상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강신대, 김가람, 노재운, 남화연, 호 추 니엔(싱가포르), 요한 루프(오스트리아)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이미지와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구글링(Googling)*’하여 몽타주하는 등 디지털 시대를 표상하는 리서치 방식과 그 기록 체계를 매개로 ‘동시대’라는 역사적 시간성의 차원을 탐색하고 기술해나간다.
구글링(Googling): 포털사이트 구글(Google)에 -ing를 붙여 만든 단어. ‘구글로 정보를 검색한다’는 뜻
이는 기술 혁신과 함께 역사적 이미지도 감각적으로 소비되는 디지털 문명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역사의 인식주체로서 ‘역사적 사유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객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지하1층 전시실 4에서는 《가장 멀리서 오는 우리: 도래하는 공동체》 전시가 개최된다. 여기서는 마치 이방인처럼 여겨지는 이주민, 난민 등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그들과 원주민 서로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에 대해 묻는다. 이는 최근 칸영화제 수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화두처럼 한 사회 내 공존과 공생에 관해 이야기한다.
전시에는 권병준(사운드 아티스트), 양정욱(설치작가), 김윤규(안무·연출가) 등 3명이 참여한다. 전시장에서는 마치 연극 무대처럼 꾸며져 전시장을 걷는 모든 관람객이 임의의 배우가 된다. 특히 안무가 김윤규가 이끄는 댄스씨어터 틱(Dance Theater TIC)은 미술관을 춤추는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부산 지역 시민 등이 참여하는 사전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감각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워크숍과 이를 전시연계 퍼포먼스<이방인들의 축제>로 풀어낸다.
권병준의 <자명리 공명마을>에서는 자기 고립적 매개체인 헤드폰이 소통의 매체로 바뀐다. 관람객은 특수한 기술이 장착된 헤드폰은 쓰고 소리를 들으며 전시장을 거닐다가 다른 헤드폰을 쓴 관람객에게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면 각자가 듣던 소리가 교환된다. 소리교환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통해 소통하는 사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을 양정욱의 설치작품은 누구나 접할 일상 속 관계를 관찰하며 공동체의 한 단면을 담아낸다. 작가는 목재와 모터, 전구 등을 연결하여 빛을 내기도 하고 움직이기도 하는 설치 조형물을 신작으로 꾸려 규모 있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느끼는 감각적인 경험의 공유를 통해 공동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를 바탕에 두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지난달 시작된 ≪랜덤 인터내셔널: 아웃 오브 컨트롤≫ ≪완벽한 기술≫ 전 이후 관람객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특히, 온라인 예매로 진행되는 <레인 룸>의 경우 연일 매진이 될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면서 “이번 두 전시의 개막은 하반기 전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 현대미술관의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이며 금·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레인 룸> 외에는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추석연휴에도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