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루키 우승자가 탄생했다.
올 시즌 첫 선을 보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에서 ‘루키’ 이재경(20.CJ오쇼핑)이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일 경남 창원 진해 소재 아라미르 골프 앤 리조트 미르코스(파72. 7,242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최종일 이재경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신인 선수 우승은 올 시즌 처음이며 지난해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석완(25.캐나다)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재경은 전반 9개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이며 3타 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큰 실수만 없다면 무난한 우승이 예견되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후반 첫 번째 홀에서 위기가 왔다. 10번홀(파4)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OB가 나며 더블보기를 범해 2위 그룹에 1타 차로 쫓겼다.
이재경은 이어진 11번홀(파4)에서도 1.3m 버디 퍼트를 놓쳐 같은 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아낸 박성국(31)과 전가람(24.볼빅)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해 승부를 안갯속으로 몰아넣었다.
이어진 12번홀(파3)에서 박성국이 보기를 범해 파로 막은 이재경과 전가람이 공동 선두를 형성했고 14번홀(파4)에서 순위 변동이 생겼다. 이재경이 14번홀(파4)에서 1.5m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고 박성국도 버디를 기록해 이재경을 1타 차로 쫓았다. 그러나 전가람은 쓰리 퍼트로 보기를 범해 2타 차로 밀렸다.
15번홀(파3)에서 이재경은 쉽지 않은 2.2m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타수를 지켜냈지만 1타 차 2위를 달리던 박성국이 보기를 범해 이재경은 2타 차 선두를 내달렸다.
이번 대회 가장 어렵게 플레이되고 있는 17번홀(파4)에서 이재경이 파를 기록한 반면 박성국은 12m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두 선수의 격차는 1타 차이로 좁혀졌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이재경과 박성국은 모두 투온에 성공했다. 박성국은 이글 퍼트가 짧았으나 2.5m 버디 퍼트를 꽂아 넣으며 끝까지 이재경을 압박했다.
하지만 이재경은 강했다. 긴장된 순간 속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13m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지나갔으나 80c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첫 우승의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KPGA 코리안투어에서 9개 대회 출전해 2개 대회에서만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을 획득한 이재경의 놀라운 반전이었다.
이재경은 까스텔바작 신인상(명출상) 포인트 부문에서 300포인트를 추가하며 317포인트로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서 신인왕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 나갔다.
이재경은 우승 직후 “아직도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 얼떨떨하다”고 말하면서 “대회를 개최해주신 우성종합건설과 아라미르CC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내년에도 이 대회가 이어져 디펜딩 챔피언으로 꼭 출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기에 대해서 이재경은 “전반에는 편안하게 경기를 이끌어가다 10번홀에서 OB를 내면서 다시 긴장했다. 이후 위기와 기회가 반복적으로 찾아왔지만 짧은 퍼트를 잘 넣어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16번홀을 마치고 2타 차 선두에 있어 조금 마음이 편해졌지만 17번홀에서 박성국 선수가 칩인 버디를 하면서 1타 차로 쫓아와 스스로 ‘조금 더 집중하라는 뜻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홀에서 긴장됐지만 나 자신을 믿었고 ‘할 수 있다’라고 계속 되뇌였다”고 밝혔다.
이어 “주니어 시절에 드라이버 입스도 이겨냈다. 잘 되다가 안되는 시기가 있다. 더 연습하고 마음을 비우니 극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면서 “부모님께서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나 스스로도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우승으로 골프에 대한 확신이 들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전했다.
향후 스케줄에 대해 그는 “PGA투어 진출을 위해 콘페리투어 큐스쿨을 신청했다. ‘제35회 신한동해오픈’과 ‘DGB금융그룹 Volvik 대구경북오픈’은 출전하지 못할 것 같다”며 “이후 대회는 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우승 부상으로 이재경은 10년간 아라미르 골프 앤 리조트 명예회원권과 코지마 마스터 안마의자, 그로바나 커플 시계를 받았다.
지난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통산 2승에 도전했던 박성국은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 단독 2위로 막을 내렸고 한창원(28.볼빅)이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 단독 3위, 김재호(37)와 문경준(37.휴셈)이 최종합계 16언더파 262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올 시즌 신설된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은 대회 기간 동안 참가 선수들과 골프 팬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부산과 경남 지역 ‘축제의 장’으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