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축구 미덕은 실력보다 축구를 대하는 마음일 터다. 축구에 대한 열정과 팀에 대한 애정으로 뭉친 악바리 청년들을 만났다.
WFC.BETA(베타)는 처음으로 뜨거운 여름을 함께 보냈다. 그동안 없었던 방학 훈련을 시작한 것이다. 신임 회장 김수현(18학번 스포츠과학과)의 주도 하에 매주 수요일 서울시립대 운동장에 모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김수현은 “작년 3월부터 1년 동안 운동을 하면서 느낀 것이 많았다. 5월마다 양구에서 큰 대회(국토정중앙기 전국대학동아리U리그축구대회)가 열리는데, 그 대회를 위해 1학기에 열심히 운동을 하지만 방학 때 쉬고 나면 2학기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면서 방학 훈련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순수하게 취미로 하는 축구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력 향상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베타의 팀원들은 축구를 할수록 부족한 점을 찾게 되고, 그 부족한 부분을 연습을 통해 채워나가는 것 자체에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김수현은 “점점 욕심이 생긴다. 축구를 더 잘 알기 위해 동영상도 많이 찾아본다. 전에는 무작정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축구를 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가는 축구를 하고 싶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우리만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는 단계”라며 의욕을 보였다.
축구에 빠지는 시간, 한 학기면 충분해
베타에는 베타를 통해 축구에 입문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2015년에 스포츠과학과 여학생들로만 이뤄진 스포츠 동아리를 만들기 위해 어떤 종목을 택할 것인지 논의할 때만해도, 축구에 관심 있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종목이 축구로 정해진 이후에 동아리 활동을 꺼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운동장을 뛰며 축구를 배우고 대회에 나가 다른 동아리들과 실력을 겨뤄보면서, 여학생들은 점차 축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2016년 정식 창단 이후로는 스포츠과학과 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학과의 여학생들이 축구를 배우기 위해 모여들었다.
베타의 창단 과정을 처음부터 함께한 박지현(15학번 스포츠과학과)은 “처음에는 축구를 하기 싫어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런데 대회에 나가니까 모두들 승부욕이 불탔다. 이기고 싶고 더 잘하고 싶으니까 훈련을 즐기게 됐다. 이제는 이미 축구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모여서 하기 때문에 그때보다 실력이 금방 느는 것 같다. 전에는 기본기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대회에 나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은 기술적으로 눈에 띄게 향상됐다. 다른 동아리들과 실력으로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단계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회장 김수현 역시 베타를 통해 처음으로 축구를 배웠다. 이전까지는 중고등학교 체육시간에 수행평가로 축구를 접한 것이 전부였다. 중학생 때부터 배드민턴을 했던 김수현은 늘 팀 스포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했다.
김수현은 “팀 스포츠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대학에 와보니 마침 여자축구동아리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이제 1년 조금 지났지만 축구에 정말 푹 빠졌다. 개인운동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다. 혼자만 잘해서 되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도 매력적이다. 개인 기량도 중요하지만 믿을 수 있는 동료와 함께 한다는 의미가 큰 것 같다. 축구를 하면서 생기는 유대감과 동료애 같은 것들이 좋다”고 밝혔다.
사진=WFC.BETA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