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가 지났지만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등 한낮 온도가 35℃ 이상인 무더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여름철 도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도심의 녹지 공간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피복식물인 천연잔디의 ‘온도조절효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천연잔디의 온도조절과 열섬현상 완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8월 초 서울과 대구 도심 내 천연잔디의 ‘기온 조절 효과’를 측정한 결과, 천연잔디로 덮인 지표면의 평균온도는 인조잔디와 우레탄, 아스팔트 등에 비해 1/2 수준으로 현저히 낮아졌으며, 대기온도 역시 2℃ 이상 내려갔다.
이번 측정 조사는 지난 8월 5일부터 이틀간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대구광역시(북구, 수성구)와 서울특별시(관악구, 동작구, 광진구 일대) 총 10곳 18개 지점의 시민운동장, 학교운동장, 어린이공원 등을 대상으로 도심 내 지표면 피복유형별 지면과 대기온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측정 결과, 천연잔디로 덮인 지표면의 평균온도는 34.5℃로, 인조잔디 67.5℃와 우레탄 61.4℃, 아스팔트 55.7℃에 비해 약 1/2 수준이었고, 흙이 드러난 지표 온도 49.4℃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또한 대기 온도 역시 천연잔디는 36.8℃로 인조잔디 39.1℃, 우레탄과 아스팔트 38.8℃, 흙지반 38.0℃ 등에 비해 2℃ 더 낮았다.
한국잔디학회 연구에 따르면, 잔디는 증산작용을 통하여 태양에 의해 더워진 공기를 기화(수증기화)하여 대기의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를 가지게 되는데, 이를 에어컨 사용 대체효과로 개략 환산하면, 1,000㎡(300평)의 잔디밭은 90㎡(27평)의 냉방에 필요한 가정용 에어컨 32대분 정도의 냉방효과를 가지는 결과가 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손영모 소장은 “녹색의 잔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산뜻한 기분과 위안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온도조절에 따른 도심 열섬효과 완화 등 효용가치가 많다”라며, “앞으로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자생잔디를 이용하여 내환경성 및 비용효율적인 관리형 잔디 품종을 육성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