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정책을 야심차게 추진 중인 대전시가 대전시교육청과 함께 학교 내 성차별 개선에 팔을 걷고 나섰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달 말 성평등 정책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선정한 우수 아이디어 8건 가운데 학교 내 성차별 사례에 대한 개선의견이 유독 많았다.
학교 내 성차별 관련 개선의견은 ▲ 남녀 구분 없는 교복 착용 ▲ 학생들의 번호부여 방식 변경 ▲ 성차별 교훈.급훈 변경 ▲ 아동 성평등 교육실시 ▲ 여학생 화장실 비상생리대 지원 등이다.
특히 제안이 많았던 여고생의 불편한 교복 문제는 현대판 코르셋, 아동복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작고 타이트한 여학생 교복의 불편함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교복 결정은 학생 의견수렴 및 디자인 공모, 학교운영위원회 결정 등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 학교 자율사항이고, 대형 교복업체의 광고 영향으로 여학생들이 스스로 줄여 입음으로써 발생한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불편한 교복을 생활복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와, 교복을 성별로 나누지 말아 달라는 요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차례 올라오는 등 불편한 교복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은 상황이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남자도 스커트를, 여자도 바지를 골라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아예 교복을 편한 후드티, 반팔티, 반바지로 정하거나 야구점퍼 동복, 후드티 춘추복 등 편한 복장으로 생활복을 개선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우리시를 비롯해 부산, 광주, 울산 등 여러 지역의 일부 학교에서도 남녀 구분 없이 티셔츠와 반바지를 하복으로 입게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교들이 정장이나 치마 형태의 불편한 교복을 입고 있다.
교복과 함께 남학생을 우선시하는 학교 출석번호 부여방식에 대한 개선의견도 있었다.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05년 성별을 기준으로 한 출석번호 부여방식을 차별 행위로 판단, 각 교육청에 관행 개선을 지속적으로 권고했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아직까지 기존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밖에 ‘참된 어머니가 되자’, ‘정숙’, ‘순결’등 시대흐름 과 맞지 않는 단어나 성차별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교훈(급훈)을 양성평등 시각으로 개선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대전시는 이러한 학교 내 성차별 개선을 위해 교육청과 힘을 모으기로 했다.
시 교육청은 이미 시행 중인 아동 눈높이 성교육 및 여학생 비상생리대 지원 외에 양성 평등한 교복착용, 학생번호 부여방식 개선, 성차별 교훈 변경 등이 학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만큼 각 급 학교에 별도의 협조공문을 보내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초등학교 4학년 대상 양성평등교육에 대해서는 향후 대전시와 교육청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현장지원단 운영 및 민간전문기관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대전시 김경희 성인지정책담당관은 “이번에 제안된 교육 관련 개선사항에 대해 교육청과 함께 개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우리사회 주요 구성원인 학생들이 평등한 교육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성인지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